우주의 뜨거운 감자 화성

우주의 뜨거운 감자

화성의 하늘에서는 한 개의 태양과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다.

지구의 절반만 한 크기의 화성은 욕심꾸러기처럼 아들을 둘씩이나 거느리고 있다. 이름은 포보스와 데이모스이다.

이처럼 작은 화성에 딸린 식구가 지구보다 많은 이유는 소행성대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성의 두 달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아예 소행성 족보에 넣는 과학자도 있다.

화성에 두 개의 달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18세기 초 영국의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에 나타난다.

그의 뛰어난 예언은 그가 죽은 지 130여 년 만에 사실로 드러났다.

1783년 허셜과 코펜하겐 천문대 대장 다레스트가 화성의 달을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건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래서 18세기까지의 천문학 교과서에는 '화성에는 달이 없다'라고 기록돼 있다.

1877년 화성이 지구에 대접근하고 있을 때였다. 미국의 워싱톤 해군 천문대 연구원 홀이 화성의 이산가족 찾기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홀은 해군 천문대의 구경 65cm의 굴절 망원경을 이용했다. 이 망원경은 그 당시 최대의 망원경이었다.

화성의 달 탐사는 많은 인내를 요구했다.

홀은 하루도 쉬지 않고 몇 달 동안 달 관측을 계속했건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1877년 8월 11일 새벽 축 처진 어깨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현관문을 들어서면서 "이제는 더 이상 화성의 달을 수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투덜거렸다.

이를 지켜본 홀의 아내 스티크니는 하룻밤만 더 시도해 보도록 권유했다.

"오늘밤이 마지막이야"를 선언하고 나선 홀은 8월 11일, 밤이 깊었을 때 화성 궤도 바깥쪽에서 한 개의 작은달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은 하늘에 구름이 끼어 관측을 하지 못했다. 그는 또 8월 17일 밤, 안쪽 궤도를 돌고 있는 또 하나의 천체를 발견했다.

홀은 화성의 두 달을 발견한 공을 모두 그의 아내에게 돌렸다.

"과거에 많은 훌륭한 천문학자들이 화성 관측을 시도했지만 화성의 달을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을 상기하고 나의 계획이 아무 쓸모도 없는 일인 듯해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아마 내 아내의 강한 권유가 없었더라면 그만두었을지도 모른다."

홀은 그들에게 신화에 나오는 아레스(화성)의 두 아들의 이름을 따서 포보스와 데이모스라 이름 지었다.

모습이 하도 못생겨 우주의 뜨거운 감자로 취급하는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두려움'과 '공포'를 의미한다.

두 달 가운데 안쪽에 있는 포보스는 화성의 표면에서 4960km 떨어져 있다. 포보스는 7시간 40분마다 화성 주위를 한 바퀴씩 돈다.

포보스보다 더 멀리 있는 데이모스도 화성을 한 번 공전하는 데 약 30시간 걸린다.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정체는 우주선 마리너 9호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마리너 영상에는 못난이 형제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모습이 뚜렷하게 전개됐다.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우리 달과 같이 둥근 모습이 아니라 갓 구워 낸 감자를 연상케 했다.

큰 아들 포보스의 지름은 약 28km이고 데이모스는 16km 정도이다.

포보스에서 가장 큰 분화구는 발견자 홀의 아내를 기념하기 위해 스티크니라고 붙였다.

데이모스에서 가장 큰 두 개의 분화구는 프랑스와 영국의 풍자가인 볼테르와 스위프트의 이름을 붙였다.

화성 계곡의 별장을 찾아라

화성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천체이다. 많은 사람들이 화성에는 지능을 갖춘 생명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다.

유난히 붉은색으로 밝게 빛나는 화성은 고대 사람들에게 불길한 징조로 주목되기도 했다. 화성은 오랜 세월 동안 전쟁이나 재해를 불러오는 재앙의 화신으로 오해받았다.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화성은 천문학의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화성의 역행 현상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의 이론을 뒷받침해 주었으며 화성의 타원 궤도는 '케플러 법칙'을 탄생시킬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었다.

근대 천문학 시대를 맞이한 17세기 초에 화성에서는 얼음으로 된 극관이 발견됐다.

18 세기 후반에는 허셜이 계절에 따라 화성의 극관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9세기 이후 망원경의 발달은 화성의 베일을 훌훌 벗기기 시작했다.

화성 지표면에서 화려한 줄무늬를 비롯해 운하 등을 찾아냈고 '화성인'을 수색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지구에서 화성을 관측한다는 것에는 많은 한계가 뒤따랐다.

마침내 1962년 11월, 화성에 지구촌의 심부름꾼 인공위성을 파견했다.

그때 소련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에서 화성발 첫 타자'마르스 1호'가 지구촌을 떠났다.

이 최초의 지구촌 사자는 화성 궤도에 들어가 지구와 60차례 이상 교신하고 다음 해 3월 안테나 고장으로 목숨을 잃고 우주의 미아가 되고 말았다.

또한 마리너 4호가 1964년 11월 28일에 성공리에 발사되었다. 마리너 4호는 1965년 7월 14일 화성 표면 1만 km 이내의 상공을 통과했다.

그때 마리너 4호는 20장의 사진을 찍어 이를 지구로 송신했다. 사진은 화성의 분화구를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화성의 대기층을 통과한 이 우주선은 화성의 대기가 생각보다 매우 얇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1968년 2월 24일과 3월 27일, 마리너 6호와 7호가 발사되었다. 이들은 화성 지표면 3200km 이내의 상공을 지나면서 모두 200여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들은 지질학적으로 복잡한 진화를 거친 화성의 역사 기록물이었다.

1971년 5월 30일, 마리너 9호가 발사되었다. 이 우주선은 약 5개월 뒤 화성에 도착했다. 마리너 9호는 그 해 II월 13일 화성의 타원 궤도에 들어가 화성의 지표면 사진을 촬영했다.

마리너 9호는 화성의 표면에서 먼지 폭풍이 일어나 한 치 앞을 볼 수 없었다.

◆ 이전 포스팅 읽어보기

2023.02.18 - [분류 전체보기] - 흑점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흑점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23.02.17 - [분류 전체보기] -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

2023.02.17 - [분류 전체보기] - 은하의 세계

은하의 세계